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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개리 마커스의 클루지(생각의 역사를 뒤집는 기막힌 발견)

개리 마커스의 도서 <클루지>에 대한 리뷰

도서명: 클루지

저자: 개리 마커스

펼쳐져 있는 퍼즐 조각

1. 개리 마커스

뉴욕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언어학습센터 소장이다. 심리학, 언어학, 분자생물학을 통합하여 마음의 기원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학자이다. 뇌와 인지과학을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수여하였고 로버트 판츠 상을 수상하였다. <클루지> 외의 저작으로는 <마음의 탄생>, <노튼 심리학 선집> 등이 있다. 

2. '클루지'란 무엇인가

인간은 체계적이고 영리한 종이다. 하지만 주의 깊게 짠 계획을 순간의 만족으로 망치기도 하는 어리석음도 가지고 있다. 인간의 설계는 정교하면서도 많은 오류가 있다. 그 오류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클루지'란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해결책을 뜻한다. 이 말이 처음으로 대중화된 것은 1962년 잭슨 그랜홀름의 논문을 통해서였다. 그는 이 논문에서 클루지를 "잘 어울리지 않는 부분들이 조화롭지 않게 모여 비참한 전체를 이룬 것"이라고 정의했다. 인간의 마음은 어떤 장치보다 뛰어나지만 많은 결함을 가지고 있다. 실생활에서도 수많은 클루지를 발견할 수 있다. 

 

인간의 척추도 하나의 클루지다. 단 한 개의 기둥으로 몸 전체를 지탱하기에 척추는 엄청난 부담을 감수하게 된다. 이렇게 완전하다고 할 수 없는 체계로 진화한 이유가 뭘까. 이전에 있는 것을 기초로 그다음 진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간의 신체는 불완전한 것들로 가득하다. 이처럼 자연은 쉽게 클루지를 만들곤 한다. 자연은 성공적인 유전자를 증식하고 그렇지 않은 유전자를 없앤다. 완벽이 아니라 적절함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클루지 1. 맥락과 기억

우리는 일종의 '맥락 기억'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어떤 것을 기억할 때 맥락이나 단서를 사용한다. 여러 가지 단서를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를 기억해내는 것이다. 그러나 기억에는 쉽게 혼동이 일어나고 쉽게 조작된다. 이런 허술한 기억에 대처하기 위해 기억을 재구성하고, 출처를 기억하고, 계속 반복하는 방법 등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

 

클루지 2. 오염된 신념

우리는 실제로 그렇지 않은데도 마치 그것이 사실인 양 믿는 경향이 있다. 많은 방송과 광고들이 이 허점을 알고 접근한다. 그리고 우리는 너무 쉽게 속아 넘어간다. 신념 때문에 가정에 불화가 일어나고 심지어 전쟁까지도 일어난다. 우리는 종종 신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자신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후광 효과'나 '갈퀴 효과'가 일어나도 깨닫지 못한다. 확증 편향이란 우리의 신념에 잘 맞는 것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을 말한다. 우리가 믿는 이론을 지지하는 증거가 다른 증거보다 눈에 더 잘 띄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주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되는 비합리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  

  

클루지 3. 선택과 결정

우리는 나중에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때가 많다. 우리의 뇌는 '예상 효용'에 둔감하다. 합리적 선택을 하려면 '예상 효용'을 계산해야 한다. 가능성에 따라 예상되는 이익을 계산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절대적 이익보다 상대적 관점에서 판단한다. 합리성이 아닌 맥락, 이성보다 감정에 의존하여 판단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클루지 4. 언어의 비밀

언어에는 단어의 발음부터 문장의 형성까지 온갖 결함이 존재한다. 완전한 언어라면 애매하지 않고, 체계적이며, 안정되고, 중복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인간의 모든 언어는 이런 완전함에 미치지 못한다. 비효율적인 중복이 많이 일어나고 컴퓨터의 언어처럼 명쾌하지 않다. 복잡한 음성 체계에서도 많은 문제가 초래된다. 그래서 종종 소통에 오류가 생긴다.

 

클루지 5. 위험한 행복

행복은 우리의 행동을 인도하기 위해 진화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좋게 느껴지는 것들은 실제로 우리의 유전적 이익이 거의 없다. 어느 종도 인간만큼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이렇게 볼 때 쾌락은 분명 클루지다. 후회하면서도 습관적으로 TV를 켜고 해로운 줄 알면서도 담배를 끊지 못한다. 행복을 측정하는 우리의 능력은 형편없다. 우리 자신도 행복한지 모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의 주관적 행복감은 신념과 마찬가지로 맥락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클루지 6. 심리적 붕괴

클루지는 대개 일시적 사용을 위해 제작된다. 인간의 뇌는 인지적 오류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오작동을 일으키고 심각한 고장이 나기도 한다. 분별력의 착오로 말도 안 되는 사고를 일으킨다. 순간적으로 그냥 멍청한 짓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뇌 회로를 구성하는 신경세포들의 불완전성을 보여준다.

3. 나를 현명하게 만드는 법

실제 인간은 강력한 지적 능력을 지니고 있다. 높은 지적 능력으로 진보를 이루었지만 뇌는 이런 진보를 따라가지 못하고 많은 오점이 남게 되었다. 이런 결함들을 진화의 유물로 깨닫고 의식적으로 통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불완전함을 깨닫고 클루지를 인식하면 오류를 피해 현명한 판단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